88년만에 보행자 "좌측통행"이 "우측통행"으로 바뀝니다.

-머니투데이-

"자동차는 오른쪽, 사람은 왼쪽"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말이다. 따라서 정부가 갑자기 보행규칙을 바꾼다는 소식에 어리둥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토해양부는 29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교통 운영체제 선진화방안의 일환으로 보행자 우측통행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행자 규칙이 갑자기 바뀐 것은 보행자 안전에 따른 것이다. 우측보행이 교통사고 방지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좌측보행이 일제가 만들어낸 '잔재'라는 점도 작용했다.

사실 우측보행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몇 년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 세계적으로 우측보행이 일반화돼 있는 상황에서 굳이 좌측보행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지금까지 좌측통행을 하면서 지하철 환승 과정에서 길이 엉키거나 횡단보도를 건널 때 사고의 위험성이 컸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 같은 이유에서 서울 송파구는 이미 우측보행을 실시해왔다.

송파구 관계자는 "2007년 7월부터 우측보행을 시행해왔다. 이후 9번의 캠페인 등을 걸쳐 지속적인 홍보 활동을 펼쳐왔다. 캠페인에 220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하는 등 호응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은 우측보행에 대체로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주민들의 큰 불만은 접수되지 않았다. 다만 송파구를 제외한 다른 곳에서는 좌측보행을 하다가 송파구에서는 우측보행을 하다보니 혼란스럽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번에 전국적으로 우측보행이 결정되면서 이런 불만도 없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해양부로부터 연구용역을 의뢰받은 한국교통연구원의 선호의식 실험에 따르면 73.3%가 우측통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민의 88.3%가 오른손잡이인 상황에서 우측보행이 더 안전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연구원은 또 우측통행으로 심리적 안정감 확보와 함께 1.2배에서 1.7배 보행속도 증가, 최고 25%의 충돌횟수 감소 등의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또 차량과 보행자가 마주보며 통행할 수 있게 돼 교통사고도 20%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